농사 이야기

물바다

백지(白智) 2016. 4. 29. 21:54


고벵이 밭이 물바다가 됐다. 비 온 지 이틀이 다 되어가는 데도 물이 빠지지 않는다. 원래 논이었더래서 더 그런가 보다. 풀이라도 나 있었더라면 저지경은 아니었을 것이다. 브로콜리며 대파며 양배추가 물 속에 잠겨 있다. 들어가서 무엇이라도 해보려 했으나 발이 푹푹 빠져 어찌해볼 도리가 없다. 뿌리가 숨을 쉬지 못 해 질식사하는 것들이 많을 듯 싶다. 빨리 밭 전체에 잡초가 빼곡히 들어차야 한다. 만일 그럼에도 물이 잘 빠지지 않는다면 평밭을 포기하고 군데군데 고랑을 깊게 내야 한다. 이미 심어놓은 것들도 포기해야 할지 모르겠다. 걱정 끝. 스칼렛 오하라처럼 내일 일은 내일 생각해야겠다.